한국의 원로 배우 최불암이 서울중앙방송(현 KBS) 6기 특별 채용 배우로 정식 데뷔해 드라마 《수사반장》의 박 반장부터 《전원일기》의 김 회장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여러 세대에 걸쳐 한국 시청자들과 함께했다. 그는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깊이 있는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 29일 병원에서 향년 87세로 별세했으며, 67년간 이어온 그의 연기 인생은 막을 내렸다.

비보가 전해지자, 과거 최불암에게 도움을 받았던 후배 김혜수가 그에게 받은 따뜻한 문자 메시지를 여전히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의 메시지를 “마치 한 편의 시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일화가 다시 회자되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한국 연예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29일 밤 10시경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별세했다. 현재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30일 오전 10시부터 일반 조문객을 받고 있다.
김혜수는 2021년 KBS 1TV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 10주년 특집에 출연해 최불암과 그의 아내 김민자를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김민자를 “엄마처럼 친근한 선배”라고 묘사하며 “저에게 김민자 선생님과 최불암 선생님은 부모님 같은 분들”이라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 연기에 서툴렀던 자신을 두 사람이 항상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으며,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포용과 지지를 얻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특히 김혜수는 최불암이 보낸 문자 메시지들을 지금까지 모두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선생님이 보내주신 메시지는 마치 한 편의 시 같아요. 항상 긴 글을 보내주셨는데, 저는 지금까지 모두 보관하고 있어요. 받을 때마다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는데, 읽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져요”라고 말했다.
당시 김혜수는 그중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메시지 속에는 후배를 향한 최불암의 섬세한 배려와 그만의 문학적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불암은 메시지에서 “해외에 있다가 돌아왔는데 또 뉴욕으로 가는 건가?”라며 “그 먼 곳을 오가려면 비행시간만 12, 13시간인데 어떻게 견딜까? 시원한 바람이 부는 서울을 떠나야 하다니”라고 김혜수를 걱정했다.
잦은 해외 출장으로 바쁜 김혜수에게 최불암은 휴식을 당부하며 “잠시 그리움과 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몸을 쉬게 해야 뉴욕도 아름다워질 거야”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적인 문장으로 격려를 보냈다.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고,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며, 비행기는 꿈의 계절이 되어야 할 거야. 그럼, 돌아오면 혜수가 어떤 꿈을 꾸었는지 이야기해 주렴!”

화려한 수사 없이도 짧은 메시지 속에 담긴 선배의 후배를 향한 깊은 사랑과 관심은 카메라 밖 최불암의 따뜻하고 섬세하며 감성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사실 최불암은 과거 허리 디스크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해져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KBS 1TV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14년간 그는 한국 곳곳을 다니며 소박한 집밥 요리를 통해 각 지역의 식문화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시청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당시 그의 하차 소식만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이후 최불암은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으며, 올해 6월 공개된 병상 사진은 그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근황이 되었다.
이제 시적인 메시지로 후배들을 위로하고, 명작들을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과 함께 성장했던 ‘국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과거의 따뜻한 일화들이 다시금 공개되면서 그가 남긴 깊은 정과 온기가 더욱 느껴지며, 67년에 걸친 그의 연기 인생에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