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 주연의 새 드라마 ‘닥터 X: 하얀 거탑 시대’가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14.9%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으나, 극 중 의사 캐릭터 묘사에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드라마는 주인공이 일부 의사들이 승진과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의사 윤리가 부족하며, 문제를 시스템 탓으로 돌린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일부 의료진은 드라마가 “의사를 비하한다”고 비판하며, 의료 환경 묘사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어서 대중의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소식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고, 많은 이들이 드라마 내용을 지지하며 “아픈 곳을 찔렸나?”라고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김지원이 주연을 맡은 ‘닥터 X’에서 그녀는 의료 파업으로 인한 의료 인력 공백 때문에 긴급 채용된 계약직 의사를 연기한다. 이 드라마는 2012년 동명 원작을 각색한 것으로, 제작진은 앞서 의료 관련 내용이 극적인 허구 설정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의사의 간호사 경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병원의 환자 진료 거부, 의료 파업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의료 시스템 논란과 관련된 많은 내용이 추가되어 방영 후 빠르게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주인공이 일부 의사들을 가차 없이 비판하는 장면이다. 극 중 그녀는 “저는 당신들 같은 사람들이 싫어요. 돈 많이 벌고 출세하려고 공부만 하고, 윤리도 신념도 없고 생각도 안 하는 머리만 좋은 바보들. 남의 문제는 못 본 척하고, 자기 문제는 시스템 탓만 하죠. 환자가 얼마나 힘들지 알면서도 목숨 걸린 일을 대충 넘기려 하죠. 당신들은 그냥 의사 이름만 달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정말 형편없어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이 대사는 일부 의료진에게 의사를 이익만 추구하고 도덕성과 책임감이 결여된 집단으로 묘사하여 직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힌다고 여겨졌다. 한 의료진은 온라인에 글을 올려 최근 SBS에 공식적으로 시청자 의견을 제출했으며, 극 중 의료진 묘사와 비현실적인 의료 환경 설정이 합리적인 드라마적 과장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료진은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의료진을 무능하고 의사 윤리가 부족한 집단으로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실제 의료 행위가 직면하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무시한다면 단순히 드라마 효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러한 묘사가 계속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의료에 대해 잘못된 기대를 갖게 되거나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극 중 주인공이 “오후 6시 정시 퇴근”을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상징으로 삼고, 기존 시스템을 비판하는 의사를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묘사하지만 현실의 의료 업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누군가 정시 퇴근을 하면 다른 의료진이 환자를 계속 돌봐야 할 수도 있으며, 병원에 남아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반드시 원칙이 없거나 시스템에 순응하는 사람들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누리꾼은 드라마가 이상적인 인물에 대한 시청자의 상상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주인공의 멋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른 의료진을 평면적이고 단일한 악역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발언은 소셜 미디어 스레드 등에서도 논의를 불러일으켰고, 일부는 드라마가 의사를 의도적으로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모든 누리꾼의 동의를 얻은 것은 아니다. 관련 내용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공유된 후, 많은 누리꾼들은 오히려 드라마 내용을 지지하며, 의사들이 드라마에 부정적인 묘사가 나왔다고 해서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다루지 못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의사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언급하며 “전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볼 때는 자기 이야기 같다고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다른 직업은 드라마에서 완벽하게 묘사되나? 의사만 신성불가침 영역인가?”라며 의료진이 특별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직접적으로 “의사들이 욕하면 이 드라마가 맞다는 뜻이다”, “의사들이 이런 반응 보일 줄 알았다, 아픈 곳을 찔린 것 같다”, “의사를 하늘처럼 떠받들 때는 왜 판타지 드라마라고 안 했나?”라고 비꼬았다. 또한 검사, 경찰, 재벌이 드라마에서 자주 악역으로 묘사되는 상황과 비교하며, 의사가 비판받을 때만 왜 이렇게 큰 반발이 일어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자신의 입원 경험을 공유하며, 며칠만 입원해봐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얼마나 이상적인 의료 일상을 그렸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입원 기간 동안 진정으로 보살핌을 느낀 것은 간호사였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관련 댓글들은 논의를 더욱 확산시켰고, 의료 시스템 내에서 의사, 간호사, 환자의 역할이 다시 한번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의 초점이 되었다.

사실 ‘닥터 X’는 단 두 회 만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성공적으로 끌어냈지만, 의료 파업, 의사와 환자의 관계, 의료진의 직업 윤리 등 민감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단순한 드라마적 오락을 넘어섰다. 이러한 내용들이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인지, 아니면 극적 긴장을 위해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인지는 한국 온라인에서 찬반 양측의 주요 논쟁점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