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주연 영화 '암살자들'이 지난 9월 23일 개봉한 가운데, 배우 이영애와 김고은이 영화 추천사를 남겼다가 영화의 역사 해석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정치인과 관련 단체들이 영화의 '역사 왜곡'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배우의 인스타그램에도 비난 댓글이 쇄도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배경으로, 사건의 의문점과 배후 진실을 추적하는 서스펜스 추적극이다.
영화 개봉 당일, 제작사 하이브 미디어코프는 여러 연예인들의 자필 추천사를 공개했다. 당시 이영애는 “짜릿하고 감동적이었다. 정말 멋진 영화다. 허진호 감독님 최고!”라고 썼고, 김고은은 “지금 가진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을 더욱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꼭 함께 보고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통계에 따르면, 영화는 개봉 첫날 13만 446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9월 29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는 163만 3621명에 달한다.
순조로워 보이던 흥행세와는 달리, 영화는 역사 해석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정치인들은 최근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구자근, 강명구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 비극을 흥행 도구로 삼지 말라”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영화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 일부 내용이 당시 권력 핵심, 심지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하며 영화가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 또한 SNS를 통해 영화 내용에 대해 비판하며,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도 제기했다.
논란에 대해 영화 제작진은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암살자들'은 1974년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창작 원형으로 삼아, 사건 관련 다양한 기록을 참고하고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 관련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했으며, 실제 사건과 인물을 창작의 영감으로 삼았지만, 가상의 인물과 플롯을 추가하여 최종적인 영화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본 작품은 특정 역사적 결론을 재확인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다. 영화 속에서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 주동자로 정의하지 않았으며, 영화 속 가설이나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또한 작품이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하는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나올 수 있음을 인정하며,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가 특정 정치적 목적에 기반하여 제작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관객들이 작품을 '창작물'로 봐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역시 입장을 발표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반대를 표명했다.
재단은 당시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영부인 암살을 계획했다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으며, 국가적 비극을 오락과 흥행 소재로 삼아 사회적 갈등과 여론 분열을 초래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논란이 계속 증폭되면서 이영애와 김고은도 뜻밖의 피해를 입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SNS에서 두 배우의 게시물 댓글 창을 찾아가 '암살자들' 추천사를 남긴 것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영애에게는 “그 감상평 정말 직접 쓴 건가요?”, “예전에는 이런 분인 줄 몰랐다”, “정신 차려라”, “사회생활이라 해도 ‘짜릿하다’는 표현은 너무 심했다”, “잘 모르고 쓰신 거죠?”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고은의 인스타그램에도 “보이콧”, “영화를 역사적 진실로 받아들이고 쓴 건 아니겠죠?”, “역사를 다시 읽어봐라”, “역사 시간에 잠들었나?” 등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
현재 관련 논란은 한국 온라인상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두 여배우의 순수한 영화 추천사가 영화 자체의 역사 해석 논란으로 인해 뜻밖의 여론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었다.


